금융권 분양대금 융자 호의 분양지원 조례 시의회 통과… 10월부터 본격 매각에 착수
자치단체의 예산낭비 주요 사례로 소개됐던 속초 대포항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시의회에서 발목이 잡혔던 분양지원 조례가 통과된 데 이어 5개 금융기관도 낮은 이율로 대출을 해주는 등 지원에 나섰다. 대포항 토지 분양 문제는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이 컸던 만큼 10월 매각에 관심이 쏠린다.

◆'대포항 토지 분양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속초 대포항 토지 분양이 10월 본격화된다.속초시는 최근 관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포항 매각 재산(토지) 매입 자금 융자 알선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계획 공시를 통해 5곳과 협약을 체결했다.
 
▲ 속초 대포항 토지 분양 지원 대책이 속속 마련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진은 대포항 개발 사업지의 모습. /속초시 제공이번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농협중앙회 속초시지부, KB국민은행 속초지점, 동명새마을금고, 속초농업협동조합, 대포수산업협동조합 등이다.이들 금융기관은 토지 낙찰 금액의 총액대비 60~80%를 대출하며 금리는 최소 5.45%에서 최대 7.20%다. 금융기관과 개인 신용에 따라 대출 조건은 다소 차이가 난다.속초시는 이번 협약에 따라 매입자는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관내 금융기관은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시의회에 발목이 잡혀 논란이 됐던 분양지원 조례 개정안도 통과됐다. 속초시의회는 지난 7일 '속초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 조례는 대포항 매립지 토지 매각 대금을 일시불로 납부하도록 돼 있던 규정을 1년 이내 무이자 분할납부가 가능하도록 개정한 게 주요 내용이다. 특혜 논란이 일었던 호텔·콘도부지 수의계약자인 3개사 컨소시엄은 무이자 분할납부 혜택에서 배제됐다.속초시가 채무상환 등을 위해 매각을 추진하는 대포항 매립지는 9필지 2만2970㎡로 매각 예정가격만도 347억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2필지 1만6825㎡는 3개사 컨소시엄에 253억원으로 수의매각이 약속된 상태다. 이곳은 지상 29층 1동과 지상 24층 1동 등 호텔과 콘도 부지다.나머지 7필지 6156.1㎡는 10월 중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특히 이번 매각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채무 부담 해소를 위해 공모 부지 매각 등으로 올해 말까지 공사비를 상환하는 등 채무 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속초 관문 '대포항' 비상할까

대포항은 속초의 관문으로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동해안 대표 관광 명소다.속초시는 어항 시설이 오래되고 배후부지가 좁아 어선의 안전과 원활한 수산물 유통·판매를 위해 2002년 12월 당시 해양수산부와 기본협약을 체결하면서 대포항 개발사업을 추진했다.2003년 6월에는 시공사인 쌍용건설과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그해 12월 사업에 착공했다.대포항 개발은 방파제 건설과 부지 매립 등에만 93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속초시는 올해 호텔·콘도부지 2필지와 관광휴게시설 부지 7필지 등 9필지를 부분 준공하고 매각 계획을 세웠지만,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난항을 겪었다.우선 올해 330억원의 공사비를 갚아야 하지만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속초시가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토지 매각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지난 3월부터는 대포항 매립부지의 토지매각 입찰 시 응찰자가 없었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매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제도 개선과 해결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지원 대책까지는 마련됐지만 3.3㎡에 400만~680만원, 1필지에 10억~16억가량의 토지를 선뜻 매입할 사람이 있을지는 미지수다.속초시는 '서울 강남권 전역과 수도권 투자 증권사 등 매입이 가능한 실 수요자를 전략적 대상으로 삼아 중점 공략하는 등 다양한 홍보 매각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며 '대포항 개발 부지의 조기 매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속초시 채무 건전성에 대한 시민의 우려감을 조기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